신병일기 20210301 <예지몽으로 산신령님 찾기2>
2021년 1월 3일 일요일
아침 8시 반쯤 기상했다.
후다닥 씻고 갖춰입었다.
그리고 아침에
친구들이 밤새 주소까지 찾아줬다.
진짜진짜 감동
고마워 애들아
바로 집 앞 떡집에 가서 떡을 찾고
경남 합천군으로 출발
아침으로 먹을 백설기를 1장 추가 주문했는데
사장님이 같이 포장하시는 바람에, 부정 탈까
빈 속으로 출발 했다.
그래서 휴게소에서 소떡소떡 사드림..
ㅠㅠ
그렇게 4시간정도 운전해서
(마치 내가 운전한 것 같이 썼네?)
다와가는 이 곳은..
엄청난 시골이었다.
차에서 내려 바라본 풍경
예술이다.
여긴 가을인가.
암자 앞, 내가 생각했던 나무들이 등장(?) 했다.
기운과 줄기가 꿈에서 본 것과 같았다.
물론 그 앞에 제단이 있어야 하지만
달랐지만..
보살님께 여쭤보니
산신각이 있다고 했다.
뭐랄까.
성황님. 산신령님.
산신각에서 인사를 올리고 싶었다.
(정말 제멋대로 구는 제자일지도)
와-.
여기는 여름인가?
대나무숲이 울창했다.
전해듣기로,
대나무는 신선과 귀신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라
함부로 사람사는 마당에 있으면 안된다 했다.
그래서인지
절에 가보면 대나무가 참 많다.
정말 신비로운 곳이었다.
이 곳을 지나 산 입구에 작은 집이 하나 보였고
길이 끊긴 것 같았다.
어쩌지?
그러다가 뭔가. 오른쪽에 올라가면 될 듯했다.
- 오른쪽에 올라가자.
- 여기 길? 위험해보이는데?
- 올라가면 알 것 같아.
- 저기 산신각 아니야?
- 어?
- 가자가자
(둘 다 헉헉 거리면서 영차영차 오르기 시작)
도착했다.
아주 작고 아담한 산신각이었다.
기우는 이 때, 산 깊은 곳에 이런 절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무섭고 이런 상황이 신기해서 어리둥절 했다고 한다.
심지어 산 안에 들어와서 너무 추웠다고...
나보다 참 고생이 많았다.
따뜻한 내부였다.
떡을 올릴 준비를 다 하고
막걸리도 따라드렸다.
컵과 막걸리 양에 맞게 딱 되었다.
그리고
인사드리기 시작하면서
아까 못 먹은 ㅠㅠ
백설기 1줄 챙겨주고
산기슭 밑에 가서 쉬라고 했다.
초는 한쪽 구석에 2줄이 딱 남았다.
초를 켜고
방석 하나 깔고
겉옷을 벗고
동-서-남-북으로 절 하고
향을 각각 자리마다 피워 올렸다.
맑은 느낌이 강했다.
신령님들께
제자가 미숙하여 죄송하다는 말씀 올리고
내림굿을 받고 신부모가 생기거든
잘 가르침 전수받아 더 잘하겠노라고
그 전에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그래도 이쁘게 봐주시는듯
매니저님은 패딩 입고 춥다는데
나는 겉옷도 없이 니트 한장인데
기도하는 내내
춥지 않았다.
내게 도움을 준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시고
내가 늙은 모습, 아이들 모습 보여주시고
요즘 고민인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그리고 등 뒤에 호랑이가 왔다 갔다 하는 듯
느껴졌다.
잘 왔다고. 말 잘 들을걸.
이 생각만 가득이었다.
초에는 꽃이 피었고
약 1시간이 흐르고
냉기가 느껴졌다.
산신령님께서
다음에는 삼색 나물도 가져오면 된다고
일러주시고 이만 가라고 하셨다.
매우 선명하고
신성한 느낌을 가득 받으면서,
매니저 고기 먹이라고 하시길래
- 신령님은 고기 안드시잖아요
- 그거랑 다른 것이다
- 저는 고기값이 없는 걸요
저는 아무것도 없어서
신령님께 드리는 공물도 형편 없이 왔어요..
- 걱정말거라 고깃값 챙겨주마
- ?
기우에게 전화해서 주섬주섬 내려갔다.
- 신통방통하게 도와주마
웃으시며 사라지신 신령님.
기우랑 천천히 산책하듯 내려갔다.
이 길을 어떻게 올라온건지.
신기할 노릇일 때.
- 여기 새 구경하면서 내려갔어요
- 새?
- 응 참새가 많아 저기 나무들 봐요
- 저거 참새라고?
- 응 참새.
- 어디에?
- 저기 나뭇가지에 있잖아요
- 와 새 진짜 예쁘다. 초록색, 노랑색이야. 처음 봐
- ? 참새가?
매니저님이랑 나랑 다른 새를 본 건데,
신기하게도 내가 본 새를 못 봤다고 한다.
그런 색의 새가 어딨냐고.
산신령님이 배웅해주신 느낌이었다.
합천군에서 나와
충청도로 돌아오는 길
겨울이 다시 찾아 온 느낌이었다.
중간에 잠시 멈춰서 기우는 쪽잠을 자고
나는 일어나 출출한 나머지 백설기와 시루떡을 먹었다.
그리고
매니저님에게 떡갈비 좋아하냐고 묻고
우여곡절 끝에 천안 마실이라는 한정식에 도착했다.
1인당 2만원.
그래도 고생했으니까..
육회까지 나오는 코스로 예약해서 도착하자마자 먹을 수 있게 했다.흐흐
그리고
인스타 디엠, 카톡이 울렸다.
예약 문의였다.
와. 신령님.
대단해요.
그리고
타로 문의까지.
순식간에 고기값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