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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신당의/일기

무섭거나 웃기거나 점집ssul-2

by 진홍 2023.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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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 다음카페에서,

- 박수무당(남자무당을 말한다)이 잘본다.

- 그 무당 선생님이 참 좋더라

조용한 후기글을 보게 되었다.

아파트였다. 깃발같은건 없었다.

 

찾아가보니 배우자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문을 열어 주셨다.

중간정도 크기 방에 법당이 차려져 있었다.

 

박수무당분은

고등학생-대학생뻘 자식이 있을법한 나이셨다.

나에게 할말이 많아 보였는데 아끼시더니

법당 그림이나 물건 중 가장 와닿는게 무엇이냐 물으셨다.

당연 의식 흐름대로 했다.

 

내 대답을 듣더니 예리하고도 안타까운 눈빛이었다.

- 사는게 힘들 때마다 이곳에 와서 앉아있다가 가.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

내 신기가 주체가 안되면 제대로 생활이 안되니까

오라는 의미였다. 그리고는

같이 온 뒤에 있던 내 배우자에게 화를 내셨다.

- 말 잘들어! 안그럼 큰일나, 발모가지 부러지고 싶어?

 

그리고서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 내 딸 들어오면서 봤지?

원래 내가 받아야하는데 딸이 대신 받았었어.

근데 내가 미쳐가더라. 귀걸이를 사고싶어하고

여성분들이 쓰는 악세사리가 탐나서 구경하고 있고..

결국 내가 받았지.

 

이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운명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다.

 

나는 이날을 잊지 못한다.

오랜만에 햇빛은 따뜻했고

법당도 따뜻했고

박수무당 선생님이 전달해주시는 공수(신의 말)도

참 따뜻해서,

가끔 그분이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그때는

세상에 내 마음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근데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서

화도 내주시고

응원도 해주셨다.

 

그래서 점집을 가나보다,

처음으로 무당이란 직업에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뒤 10년 가까이 지나

유명한 점집 박수무당을 지인 소개받아서 갔다.

- 본인 인생보다 10여년 더 산 것처럼 살았네

힘들텐데 점을 보던가 연예계나 예술계로 가지?

 

그게 쉽게 될 일입니까,,

황당했다.

 

추가금내고 만나던 전애인 사람 궁합도 넣으니

- 재미없는 여자라고 생각하는데?

 

아이씨..

내가 찼는데!!

자존심상해서 바로 마음 정리가 되었다.

 

그뒤에 한번 더 몇개월 뒤에

신년운세보러 갔다.

만족도가 내려가서 그뒤 안찾음.

 

이 두분은 지금 생각해봐도

어쨌거나 잘 보셨다.

정직하고 젠틀했다.

어떤 사람들은,

박수무당이 일을 못한다니, 재수가 없다니,

말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오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기가 막히게 잘본 타로,

악마숭배하는 점쟁이 등

만나보았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고 신기하다.

 

이 이야기는 (언젠가) 다음 편에 이어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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